4세트에서 크게 점수차가 나자, 차상현 감독은 신인 세터 김지원을 투입했다.
그는 지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선수다.
사전에 약속된 기용이 아니기에, 김지원은 당황했고 실수를 연발하다 경기를 마쳤다.
토너먼트가 아니라 긴 시즌을 치르는 구기종목에선, 속칭 버리는 경기들이 있다.
팀의 사정상 베스트 멤버들이 나가지 못하고, 백업 선수들로 시간을 때우며 팀 컨디션을 조절한다.
여자배구는 한 시즌에 총 30경기를 한다.
6개팀이 겨울 내내 홈 앤 어웨이를 오가며 싸운다.
겨울은 길다.
하지만 돈을 내고, 혹은 시간을 쪼개 경기를 구경하는 팬의 입장에서,
버리는 경기를 만나게 되면,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를 위한 도전을 하는 스포츠를 보고싶다.
버리는 경기에도 예의는 있다.
주말 GS칼텍스의 경기는 아슬아슬했다.
3세트까진 있는 힘을 다해 부딪혔다.
고비에서 강소휘가 부진하면서 경기가 넘어갔다.
이런 날도 있는 법,
하지만 4세트의 진행은 보고 있기 어려웠다.
만약 한번 더 버리는 경기를 보게된다면,
여자배구는 다시는 안볼 생각이다.
팀 사정이고 뭐고,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
강소휘의 부진이 컸다.
차상현 감독의 경기후 인터뷰를 보니,
경기를 뛰면서 컨디션을 올려야한다고 결정한 듯.
그것도 방법이나, 팀이 받는 데미지는 클 것이다.
세터진이 다들 어리다.
안혜진이 22살, 이원정이 20살,
리그 전체의 상황을 잘 모르니, 객관적인 평가는 못하겠다.
다만, 배구에서 세터는 야구의 포수같은 존재.
세터가 이 지경이면 이번 시즌은 어렵다 봐야겠지.
반대로 여기서 계속 성장하여,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전혀 다른 레벨의 선수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도 신나는 일이다.
한편, 4세트에 투입한 신인 김지원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언지가 없는 상황에서 투입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차상현 감독은 패배 후 인터뷰를 가볍게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넘어간 경기 같아서 경험 쌓으라고 투입했는데,
미안할 정도로 무방비 상태였다"며 웃은 뒤
"앞으로도 조금씩 기회가 주어질 것"
글쎄, 저기서 웃을 일인가 싶다.
신인선수에겐 기용상황을 먼저 예고해두고, 조금이라도 준비시켜서 내보내는 것이 낫다.
아마도 김지원에게 리그 데뷔전이었을 것 같은데,
누구나 데뷔전에 대한 꿈이 있지않나?
더 좋은 데뷔전을 마련해주는 것도 지도자의 일이다.
버리는 경기를 하는 주제에, 신인 선수의 데뷔전도 망치는 결정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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