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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Movie1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아쉬움이 가득했던 결말 "왜 아무도 안 죽지?" 극장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을 보고 나오며 한 생각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시종일관 쾌활한 분위기로 방방 뜨며 진행되지만, 그동안 중요한 순간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사망하면서 진지함을 확보해왔다. 1편에서는 그루트가 팀을 위해 희생했고, 2편에서는 욘두가 아들을 위해 죽었다. 그런데 3편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희생자가 없자, 악당도 어정쩡해졌고 뒷쪽 스토리가 질질 늘어졌다. 더구나 복수의 방향도 좀 덜컥거린다. 나는 가디언즈가 아담을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안된다. 로켓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존재는 아담이다. 그는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가디언즈의 근거지를 습격했고, 로켓을 저격하여 중태에 빠트렸다. 로켓을 살리기 위한 미션이 우선이라도 왜 아담을 혼내주지 않나? 하.. 2023. 6. 10.
미드나이트 스카이ㅣ조지 클루니의 3번째 우주 영화 ★ 우주를 좋아하는 조지 클루니 조지 클루니가 기어코 다시 우주로 갔다. 그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나온 건 이번이 3번째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이전에 솔라리스, 그래비티 가 있었다. 이전의 2편을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컸다. 물론 이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 본인은 우주에 가지 않고 북극에 남아있다. 대신 다른 배우들이 우주에서 활약한다. 무중력 상황에서 둥둥 떠다니고, 여러 기술적 어려움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건 그들 몫이다. 하지만 조지 클루니가 있는 북극기지도 우주와 비슷하다. 영화 속에선 되려 이쪽이 더 위험한 곳으로 보인다. 우주 쪽은 오히려 쾌적해보인다. 반면 북극기지는 재해 대피 차원에서 인간들이 모두 이주했기 때문에, 조지 클루니 혼자 있다. 또, 그는 병들어 죽어가는.. 2021. 3. 3.
워렌 비티의 벅시ㅣ후버댐과 도박도시의 탄생 ★ 늦은 밤에는 19금 영화들이 주로 방영된다. 야한 것들 말고도 단골로 나오는 장르가 갱스터, 호러, 액션 영화들이다. 워렌 비티가 주연한 '벅시'를 며칠 전 밤에 TV에서 보았다. 예전에 봤던 영화여서 중간에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오래된 영화에서 새로 발견하는 것이 있을 때는 흥미롭다. 마치 처음 보는 영화처럼, 예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부분이 들어있었다. 그 장면은 벅시가 서부의 고속도로 위에서 도박 도시를 만들겠다는 영감을 얻는 장면이었다. 그는 대화의 아사리판에서 우연히 사막에 남겨지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새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사실 이건 이 영화의 핵심 같은 장면이다. 영화 자체가 한 명의 갱스터를 꿈을 가진 사업가로 조명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막에 .. 2021. 2. 10.
리암 니슨의 테이큰2ㅣ이스탄불의 아버지들ㅣ아이 돈노우 후유아 ★ 이스탄불 테이큰의 제작자 겸 작가, 뤽 베송은 파리를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돈을 번 뒤, 리암 니슨과 매기 그레이스 부녀의 다음 난장까는 액션의 배경으로 이스탄불을 선택한다. 테이큰 1편은 기획단계애서는 의심받는 프로젝트였다. 전직 캘리포니아주지사가 젊은 시절 연기했던 액션영화 '코만도'의 줄거리를 훔쳐온 듯한 설정에, 주인공마저 액션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연기 잘하는 영국인 '쉰들러' 였다. 하지만 막상 개봉한 영화는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뻔한 설정이지만 진행이 상쾌했다. 그리고 군데군데 설정들이 매우 설득력이 높았다. 섬세한 연기파 배우 리암 니슨은 연출을 도움을 받아 은퇴한 요원의 분위기와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의 동작은 간결했지만 위력있어 보였고, 위기때마다 훈련받은 지식으로 극복.. 2021. 2. 4.
리암 니슨의 콜드 체이싱ㅣ설산에서 벌어지는 타란티노식 활극 ★ 아무 정보없이 영화를 보는데, 점차 타란티노가 생각났다.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들이 우르르 나오고, 의외의 순간에 엉뚱하게 죽는다. 인물들은 장광설을 떠들고, 헛짓들을 하면서도 어딘가 인생철학을 가진 멋짐을 보여준다. 굳이 메인 스토리를 따자면, 당한 자의 복수 이다. 배경만 설산으로 바꾼 느낌이었다. 감독이 타란티노의 조연출이라도 되나? 검색해보니 노르웨이 사람이다. ★ 한스 피터 몰란트 감독은 같은 영화를 2번 만들었다. 이것도 되게 희한한 경우인데, 노르웨이에서 원작영화를 만들었고, 그게 대히트를 하자, 헐리우드에서 영어판으로 배우들을 싹 갈고, 캐나다 배경으로 리메이크를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우선 몰란트 감독이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이 기본이겠다. 그는 이십대에 미국에 .. 2021. 2. 2.
리암 니슨의 툼스톤ㅣ악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데이빗 하버 ★ 정의로운 주인공은 선하고 약한 피해자를 대신해 악당을 혼내준다. 일반적인 영화 스토리는 그렇다. 하지만 툼스톤은 피해자가 악인이면 어떻게 되나? 하는 질문을 던진다. 마약 밀매업자들, 갱들, 공권력과 척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족을 유괴당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정 때문에 경찰에 도움을 청할 수가 없다. 정식 수사를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기 조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그것이 쉽지않다. 상당히 흥미로운 시작이다. 도대체 어떤 간큰 놈들이 이런 악인들을 상대로 범죄를 벌이나 싶었는데, 그 부분을 두 명의 배우가 놀라운 연기로 만족시켜준다. 데이빗 하버와 아담 데이빗 톰슨이 유괴범 콤비를 연기하는데, 정말 강렬하다. ★ 두 배우 모두 이름에 데이빗이 들어간다. 마치 천상의 궁합을 예고하는 듯. 이.. 2021. 1. 31.
견자단의 엽문 4ㅣ영춘권 마스터의 실제 인생은 어땠을까? ★ 엽문 시리즈는 지난 11년 동안 정기적으로 찾아와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처음 1편에서 유도하는 일본애들을 줘패는 씬은 정말 강렬했다. 맞는 애들이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타격감이 살벌했다. 저런 살벌한 스타일의 액션이 처음 나온 건 토니 자의 옹박(2004)이었다. 이 불세출의 태국 무술가는 헐리우드와 중국의 액션 연기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중국 무술가들의 대응은 신속했다. 옹박이 나온지 1년 후에, 견자단은 엽위신 감독과 팀을 이루어 토니 자에게 대답했다. 엽위신 감독이 바로 엽문의 감독이다. '살파랑'(2005)에서 견자단과 오경은 작심하고 맞는 연기를 자청했고, 근사한 장면을 만들었다.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은 그후 '도화선'(2008) '엽문'(2009)으로 작업을 확장했다. 그런데 새삼 .. 2021. 1. 25.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ㅣ빈자의 연구실, 밀리터리판 토니 스타크 작업실 ★ 냉정한 판단으로 승승장구해온 엘리트 드론 파일럿이 콜레트롤 데미지를 발생시켜 징계먹고 최전방에 배치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상관이 지능형 사이보그였다. 인격은 커녕 연산과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존재. 사이보그 상관은 너 냉정해서 마음에 들었다며 첫날부터 주인공을 현장 근무에 데려간다. 두 사람은 핵폭탄과 반군테러가 속출하는 동유럽의 거리를 헤매는데, 상관은 아무래도 딴 생각이 있는 듯. ★ 부수적 피해, 콜레트롤 데미지는 전쟁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다. 작전 중에 발생하는 민간인 피해, 또는 예측못한 피해를 뜻한다. 작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한다는 생각. 살을 주고 뼈를 얻고, 뼈를 주게되면 상대의 목을 쳐야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하프는 아군 2명을 희생하면 나머지.. 2021. 1. 17.
터미네이터3, 16억짜리 입자가속기 ★ 티브이에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연달아 해주었다. 아놀드 아저씨가 청소년 존 코너의 뒷덜미를 잡아채 오토바이 뒤에 태우는 걸 보고, 참 잘 찍었네 하고 일하다보니, 어느새 존 코너는 멍청이 어른이 되어있었고, 클레어 데인즈와 함께 뛰어다니고 있었다. 2편과 3편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산으로 가기 시작한 영화가 3편이기 때문이다. 3편부터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편2편이 공들여서 쌓은 역사를 부정하는 쪽으로 간다. 그 개고생을 하며 막은 기계의 공격을 아냐, 그거 막지못했어. 하고 틀어버리니 허무해지는 것이다. 차라리 다른 시간대, 다른 인물들의 전투를 그리는 편이 나았을 뻔 했다. 그런데, 3편을 보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입자가속기가 나오는 장면이다. ★ T3.. 2021. 1. 16.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ㅣ 부족함이 너의 강점 ★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은 신기하다. 엄청난 슈퍼파워의 초인인데 톰이 연기하는 걸 보고있으면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톰은 어벤저스의 별처럼 많은 히어로들 중에 굳이 계보를 따지면 캡틴 류의 성격을 가졌다.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강하고 모범생이다. 착한 애다. 어벤저스의 세계에서 스파이더맨의 무력은 B와 C 사이에 있다. 그는 전세를 결정할만큼 강하지않고 사이에 끼어들어 우왕좌왕하는데 능하다. 파 프롬 홈이 대단한 건, 이 부족한 파워, 재미가 부족한 캐릭터, 시대와 불화하는 모범생 캐릭터를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재밌고 활기있는 스토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주인공부터 악당은 물론, 모든 등장인물들이 부족함을 가지고 있다. 가장 완벽해보이는 건 인격이 없.. 2021.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