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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65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아쉬움이 가득했던 결말 "왜 아무도 안 죽지?" 극장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을 보고 나오며 한 생각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시종일관 쾌활한 분위기로 방방 뜨며 진행되지만, 그동안 중요한 순간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사망하면서 진지함을 확보해왔다. 1편에서는 그루트가 팀을 위해 희생했고, 2편에서는 욘두가 아들을 위해 죽었다. 그런데 3편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희생자가 없자, 악당도 어정쩡해졌고 뒷쪽 스토리가 질질 늘어졌다. 더구나 복수의 방향도 좀 덜컥거린다. 나는 가디언즈가 아담을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안된다. 로켓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존재는 아담이다. 그는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가디언즈의 근거지를 습격했고, 로켓을 저격하여 중태에 빠트렸다. 로켓을 살리기 위한 미션이 우선이라도 왜 아담을 혼내주지 않나? 하.. 2023. 6. 10.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애플이 만든 드라마는 어땠나? OST 굉장히 아름다운 멜로디를 우연히 들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파운데이션의 OST였다. 드라마에 대한 평이 좋지 않아 보지 않았는데,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음악을 듣는 셈 치고, 1화만 보기로 했다... 가 그만 단숨에 마지막 10회까지 봐버렸다. 우선 음악은 생각보다 더 훌륭했다. 베어 맥크레리는 역시 실력있는 작곡가였다. 전체 앨범을 따로 들어보니 짜임새가 좋고 작품과도 잘 어울렸다. 오랫만에 두고 두고 사골처럼 우려먹을 수 있는 OST를 만났다. 일할 때 자주 들을 것 같다. 드라마도 시중에서 들은 악평보다는 좋았다. 즐길 꺼리도 많았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 했다. 굉장히 아름다운 세트와 화면을 보는 동안 눈이 즐거웠다. 스토리 드라마는 원작 소설과는 빠르게 헤어져 다른 길을 갔다. 황제가 .. 2022. 11. 19.
미드 속 억만장자가 인용하는 책, 세스 고딘의 더 딥(The Dip) ★ 미드 빌리언스를 재밌게 보고 있다. 시즌이 6까지 나왔는데, 이제 겨우 3시즌을 달리는 중이다. 이 드라마 속 세계는 무시무시하다. 검사는 증거를 심고 범죄를 조작하고, 펀드매니저는 법을 어겨가며 돈을 번다. "너는 양심이 파산했구나!" 하고 쏘아붙이면, "배우는 게 굼벵이보다 느린 놈이군!" 하고 맞받아치는 세계이다. 폴 지아마티와 데미안 루이스가 주연인데, 살기가 느껴지는 대결을 보여준다. 영리한 남자들의 대결을 보는 것이 정말 즐겁다. 오늘은 시즌3에서 대사 중에 등장한 책 이야기를 할까 한다.최고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미안 루이스가 부하들과의 대화 중에 세스 고딘의 [더 딥]을 인용한다.인상적인 것이 부하들도 다 아는 책이었다는 것이다.더 딥은 이 회사에서 필수 교양서 같은 느낌이었다. 세스 .. 2022. 7. 20.
인공지능은 인류의 후손, 어쩌면 부모를 살해할 수도ㅣ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영향력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극찬했다. 유발 하라리,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등. 작가가 깊이있고 대범한 책을 썼다는 건 읽기 전에도 알았지만, 경쾌하고 쾌활한 책인 줄은 몰랐다. 이 책은 다양한 서술 방식이 섞여있다. 과학자의 논문처럼 쓰이다가, 갑자기 소설로 넘어가고, 대학의 강의실에서 강연을 듣다가, 티브이 방송국의 다큐멘타리 피디가 되어 세미나 현장을 중계하는 식이다. 쉴 틈 없이 재미지다는 말. 하지만 개념을 재정의하는 말이 많아서 빨리 읽을 수는 없었다. 문장을 눈으로 읽은 다음, 한참을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었던 순간이 많았다. 서평제목은 비관적으로 뽑았지만, 인공지능은 인류를 죽일 거다. 식으로. 사실 이 책의 입장은 훨씬 낙관적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좋은 입문서, 강추. ★.. 2022. 1. 10.
항공사고 수사대, 북해에서 벼락맞은 비행기 ★ 로건에어 6780사고는 여러모로 특이한 사례이다. 항공사고 수사대는 첫 10분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죽는다. 그래서 사고장면을 대역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사망자가 된다. 이번에도 그런 줄 알고 보고있는데, 중간에 생존한 승객 한명이 계속 증언한다. 이야 그 사나운 북해에 비행기가 떨어져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승객 32명, 승무원3명이었으니, 생존확률이 1/35. 북해에서 이 정도면 기적이네. 하고 있었는데, 전혀 의외의 전개가 벌어졌다. ★ 사브2400은 스코틀랜드 에버딘에서 북해를 통과하는 비행을 한다. 착륙지는 굉장히 험한 날씨로 유명한 공항이라고 한다. 비행날도 날씨가 좋지않았고, 폭풍이 몰아쳐서 벼락이 사방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비행기의 조종사들은 베테랑들로 기장은 5천시간의 .. 2021. 7. 21.
'딜버트' 만화가, 스콧 애덤스의 '더 시스템'ㅣ성공과 실패의 법칙 더 시스템 THE SYSTEM 스콧 애덤스 저/김인수 역 ★ 스콧 애덤스는 누구? 그의 이름을 몰라도 그의 만화, 딜버트는 누구나 알 것이다. 회사원 만화의 대표작인 딜버트. 89년부터 연재된 3컷 만화이다. 요란하게 웃거나, 감동적이진 않지만, 피식 웃게되는 좋은 만화다. 65개국 2,000여개 신문사에 실린 빅히트작이다. 스콧 애덤스는 딜버트를 그린 만화가이다. ★★ 상세이력 그는 크로커 내셔널 뱅크와 퍼시픽 벨에서 16년 동안 기술직 근로자로 근무한 후, 1995년에 전업 만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딜버트 법칙Dilbert Principle』, 『독버트의 일급 경영전략 안내 Dogbert’s Top Secret Management Handbook』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현재 샌프란시스코 .. 2021. 3. 5.
미드나이트 스카이ㅣ조지 클루니의 3번째 우주 영화 ★ 우주를 좋아하는 조지 클루니 조지 클루니가 기어코 다시 우주로 갔다. 그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나온 건 이번이 3번째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이전에 솔라리스, 그래비티 가 있었다. 이전의 2편을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컸다. 물론 이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 본인은 우주에 가지 않고 북극에 남아있다. 대신 다른 배우들이 우주에서 활약한다. 무중력 상황에서 둥둥 떠다니고, 여러 기술적 어려움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건 그들 몫이다. 하지만 조지 클루니가 있는 북극기지도 우주와 비슷하다. 영화 속에선 되려 이쪽이 더 위험한 곳으로 보인다. 우주 쪽은 오히려 쾌적해보인다. 반면 북극기지는 재해 대피 차원에서 인간들이 모두 이주했기 때문에, 조지 클루니 혼자 있다. 또, 그는 병들어 죽어가는.. 2021. 3. 3.
마이클 코넬리, 배심원단ㅣ링컨타운카와 LA의 햄버거 배심원단 마이클 코넬리 저/한정아 역 ★ 왜 읽었나? 마이클 코넬리는 늘 즐겁게 읽는 작가이지만, 이번에는 스릴러를 즐기는 것보다 여행기를 읽는 기분이었다. 그의 책은 엄청나게 디테일이 강해서, 범죄를 테마로 LA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가볍고 특이한 여행기로 시작해서, 점차 정통 법정 스릴러로 빠져들었다. 뭐라뭐라 해도, 역시 스릴러를 읽는 목적은 휴식이겠지. ★ 왜 링컨차일까? 그 많은 자동차들 중에서 왜 링컨차일까? 정통 세단의 기능적인 면을 제외하고, '링컨'이란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링컨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대통령 중의 하나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 변호사였다. 그래서 거리의 변호사가 타고 다니기에 완벽한 네이밍이었던 것 같다. 1편에서 변호사가 사무실 없이 링.. 2021. 2. 17.
워렌 비티의 벅시ㅣ후버댐과 도박도시의 탄생 ★ 늦은 밤에는 19금 영화들이 주로 방영된다. 야한 것들 말고도 단골로 나오는 장르가 갱스터, 호러, 액션 영화들이다. 워렌 비티가 주연한 '벅시'를 며칠 전 밤에 TV에서 보았다. 예전에 봤던 영화여서 중간에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오래된 영화에서 새로 발견하는 것이 있을 때는 흥미롭다. 마치 처음 보는 영화처럼, 예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부분이 들어있었다. 그 장면은 벅시가 서부의 고속도로 위에서 도박 도시를 만들겠다는 영감을 얻는 장면이었다. 그는 대화의 아사리판에서 우연히 사막에 남겨지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새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사실 이건 이 영화의 핵심 같은 장면이다. 영화 자체가 한 명의 갱스터를 꿈을 가진 사업가로 조명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막에 .. 2021. 2. 10.
황동규, 외계인ㅣ문지 시인선 196 외계인 황동규 저 ★ 뒷표지 지난 여름 몇이서 동해안 김명인 시인의 고향에 가는 길에 오랜만에 부석사에 올라보고 놀랏다. 안양문까지 오르는 길은 그대로였으나 그 뒤의 건물들 배치가 마음속의 부석사와 무척 달랐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른 후 십 년이 흐르는 동안 무량수전을 포함한 건물들이 마음속에서 조금씩 계속 자리를 이동해 아주 다른 절을 만들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전과 다름없었다면 내려다본 산하 뿐이었다. 그 후로 이 좁은 나라에서 가볼 곳을 다 보고 나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걱정이 적이 사라졌다. 그동안 이름있는 곳은 대개 들러보았다고 생각했었다. 몇 번씩 들른 곳도 있었다. 여행길 오가는 곳에 있는 선운사, 선암사, 월정사 같은 곳은 수없이 가보았다. 도산서원과 하회도 몇 번씩 들렀다. 김.. 2021.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