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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디텍티브 시즌2 : masterpiece급 시리즈에서 master가 벗겨졌다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4. 1. 18.

 

빈스 본과 콜린 파렐

 

1. 속편은 어렵다.

특히 전작이 좋은 평을 넘어서 걸작 반열에 들어버린 작품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거기에 작가가 바뀌지 않았고, 프로듀서에 전작의 주연배우들, 우디 해럴슨과 매튜 맥커너히가 이름을 넣은 만큼, 일정 수준은 보장된 거라고 생각, 기대를 맘껏 하고 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나빴고, 실망감에 뒷부분은 그냥 건성으로 보았다.

 

물론 함부로 쓰레기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잘 만들어진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너무 컸고, 여기서는 그것을 말해볼까 한다.

 

트루 디텍티브. 참형사 시즌2

왜 이 작품은 불만족스러울까?

 

작품의 배경은 캘리포니아주 빈치 시티. 가상의 도시다.

 

 

2. 주인공 배분 실패
1. 빈스 본이 문제다. 이 캐릭터는 경찰이 아니다. 참형사 시리즈의 정체성에 위배된다. 이 사람은 참형사의 주변 캐릭터로 그쳐도 되었다. 그러나 주인공 위치를 완벽하게 차지하고 기능하기 때문에 작품이 산으로 갔다. 좋게 표현해도 미끄러졌다. 
2. 형사를 2명이 아니라 3명으로 한 것도 혼란스러웠다. 빈스 본이 없다면 3명도 괜찮지만, 빈스 본이 있는데, 형사도 3명? 이건 치명적인 산만함. 


3. 사건의 산만함

1. 주인공들이 수사하는 사건이 너무 많고, 곁길로 자주 빠진다.

 

* 성적 착취를 당한 뒤 사망했는데,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여성들.
* 사회 지도자층이 음란 파티가 있다. 
* 그 곳의 연줄로 부동산 개발의 이권이 움직인다. 
* 부패 경찰, 정치인, 마피아의 결합을 알려주는 범죄가 발생하고, 조직 안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은 조작된 수사를 강요받는다. 
* 여기에 17년 전 LA폭동 때 벌어진 금은방 절도사건 까지 들어온다. 

 

중심 사건으로 가는 길이 너무 어지럽다.

사실 따지고 보면 간단하고 분명한 범죄가 벌어졌고, 그것을 막는 장애를 치우면 된다.

그런데 핵심 사건이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그걸 대단한 척 포장하느라 스토리가 망가졌다.

 

4.  보상없는 줄거리
1. 뭐 저렇게 산만하게 세팅하더라도 결말을 잘 가져가면 만족스럽다. 하지만 거의 재앙급의 줄거리로 간다. 
2. 남자 배역들은 모두 약점을 드러내며 살해당하고, 여자는 살아남는다. 
3. 빈스 본을 살려두기엔, 도덕적 응보가 요구되었다. 그는 아무리 멋있어도 범죄자일 뿐. 
4. 콜린 파렐의 죽음은 작품을 다시 보기 싫은 찝찝함으로 몰아넣었다. 이것은 절대 이렇게 가면 안되는 길. 
5. 더불어 콜린 패럴의 연기도 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 사람은 정말 자기 식의 색깔이 있고, 실수도 없는 좋은 연연기를 한다. 하지만, 결국은 너무나 뻔한 선택들을 한다. 상황에 대한 반응에서 제일 첫번째로 드는 생각들을 연기한다. 왜 그럴까? 그가 불안을 잘 표현하기는 하다. 완성되지 못한 인격을 가진 남자의 연기는 그가 최고다. 알렉산더가 그랬고, 그 밖의 많은 작품에서 그는 늘 불안하다. 나는 긴장했고 불안하다. 는 걸 좀 반대로 표현하면 좋겠다. 그는 어떤 벽에 갇혀 있다. 이 작품에선 빈스 본과 합작이 중요한데, 그래서 더 긴장하고 불안한 영혼을 연기. 연기적으로 출구가 없었다. 



테일러 키치

 

5 연기

스토리가 아쉬워도 연기들은 굉장했다.

특히 테일러 키치가 좋았다.

그가 맡은 배역은 굉장히 복잡했다.

 

참전군인 출신 형사 + 게이 성향을 숨기다 + 직업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구

 

이 3가지를 끌어안은 채, 스토리 바깥에서 싸웠다.

그는 스토리 내내 다른 주인공들과 밀착하지 못한다.

심지어 그가 살해당했을 때, 주인공들은 헷갈려하며 말한다.

 

"그 친구 덕분에 목숨을 구했으니 친구라고 하고 싶은데, 그 친구에 대해 아는 게 없네"

 

스토리가 이상한 게, 키치의 복수를 외면했다.

이렇게 공들여 쌓아온 좋은 캐릭터가 죽었는데, 그를 위한 주인공들의 움직임이 없다. 

그를 죽인 범인을 응징하지도 않는다.

 

이러니 작품에 정이 떨어지는 것이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느라 애썼다.

메이저리그의 선수답게 흠잡을 데가 없는 연기였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자기 몫은 한다.

 

하지만 스토리는 이 캐릭터도 방치한다.

이 캐릭터는 동료들이 다 죽는 와중에 중미로 밀항한다.

 

뭐, 작가는 그만큼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장 형사들의 활약만으로 바뀌는 현실 같은 것은 없다.

미국 사회의 부패한 권력층은 막강하다.

 

그런 쓴맛을 노린 것 같다.

 

다시 참형사 시즌1을 떠올려본다. 

참형사 시즌1도 쓴 맛 나는 세상이란 걸 잘 보여준다.

누가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있겠나?

 

하지만 참형사 시즌1이 몇번을 돌려보아도 좋았던 지점은, 공적으로 사적으로 다 망한 인생들에게도 개인적 승리를 주기 때문이다. 시즌1의 우디와 매튜는 개인적 한계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보상받는다. 그리고 오랜 고통에서 벗어나 구원받는다.

 

참형사 시리즈는 시즌2에서 masterpiece에서 master가 벗겨졌다.

그렇다고 함부로 mess를 붙일 수는 없다.

다른 좋은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애매한 작품이지만, 이런 요소들을 즐기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한다.

 

조디 포스터가 시즌4를 찍었는데, 그건 좀 제대로 갔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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