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는 2013년에 벌어졌다.
마라톤 대회 결승점에 폭탄을 터트린다는 발상은 끔찍했고,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을 다룬 영화는 2편이 있다.
피터 버그의 '패트리어트 데이'와 제이크 질렌홀이 주인공인 '스트롱거'
패트리어트 데이는 실제 사고를 바탕으로 출연 인물들 대다수가 실제 인물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인 마크 월버그만 가상의 인물이다.
보스턴 경찰을 대표해서 한명의 캐릭터를 만든 거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데, 다른 어떤 영화적 요소들보다, 사고대책을 세우고 범인을 잡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아마 상당 부분이 실제일 것이다.
1. 폭탄이 터진 직후, 현장에 있던 경찰관, 응급요원들의 처신이 적절하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돕고, 동시에 응급차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만든다.
함께 사방에 흩어져있는 핸드폰과 카메라, 소지품들을 위치별로 분류하여 수거한다.
현장에서 사망한 3명 중 한명인 8세 소년의 주검 옆에 경관을 한명 따로 배치한다.
2. 대책본부를 신속하게 구성하고 작동시킨다.
거대한 빈 공장 건물을 수배, 대책본부를 세운다.
보스턴 경찰서로 갈 줄 알았는데, 연방수사국은 더 큰 공간이 필요했다. 왜?
그들은 중앙에 가상의 사고 현장을 만들고, 현장에서 수거한 물건들을 다시 배치한다.
그 현장을 보면서, 사방으로 팀들을 배치한다.
수사팀이 사용할 막대한 전력에 대비하여 전력회사와 협조하고,
폭증하는 통신량을 소화할 수 있는 통신망도 구축한다.
통신회사별로 협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법무부의 공식 허가도 따낸다.
3. 책임자들의 토론으로 수사과정을 잡아간다
메사추세츠 주지사, 보스턴 경찰국장, 연방수사국 담당관
이들이 우두머리다.
케빈 베이컨이 총책임자인 연방수사관을 맡았고, 존 굿맨이 보스턴 경찰국장을 연기한다.
이들은 주요사안이 있을 때마다 서로 의견을 충돌시킨다.
토론으로 자신의 권한을 확인하고, 주장을 낸다.
중요 사안을 다루는 토론을 아랫사람들이 그대로 주위에서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실제 저랬는지, 아니면 영화라서 마크 월버그의 활약이 필요해서인지 모르지만,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현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 기록을 보면, 수사는 굉장히 신속하고 효과적이었다.
폭탄이 터지고 4일이 조금 지나서 범인 2명을 모두 체포했기 때문이다.
이 머저리 형제는 뉴욕에 가서 2차 테러를 준비했기 때문에, 빠른 수사로 목숨을 많이 구했다.
4월 15일, 오후 2시 50분. 테러 발생
4월 18일, 용의자 사진 공개
4월 18일 밤, MIT 경관 사망
4월 19일 새벽, 워터타운 총격전 발생, 범인 중 형 사망
4월 19일 밤 10시경, 요트에 숨어있던 동생 체포
형제가 준비한 무기들을 생각하면, 훨씬 더한 악몽이 이어질 수 있었다.
수사가 굉장히 잘 된 편이다.
★ 보스턴
마크 월버그는 쉴 새 없이 욕설을 섞어가며 베테랑 형사 역을 해내는데,
보스턴이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보스턴이란 참 이상한 곳이다.
하버드와 MIT가 함께 있는 대학도시인데, 미국영화 속 보스턴 남자들은 굉장히 거칠다.
꼭 이 영화가 아니라 많은 영화에서 보스턴 갱스터들, 보스턴 형사들은 야생 그 자체다.
마크 월버그만 해도 디파티드에서 등장하는 모든 순간 욕설을 내뱉는 형사를 연기했었다.
보스턴이 영화에 나오면 애향심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이 영화가 보여준 보스턴이 다른 영화와 다른 점도 있다.
하버드와 MIT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이 등장한다.
중국에서 유학온 학생의 사례도 굉장히 흥미로운데, 그는 새로 산 벤츠를 범인들에게 뺏긴다.
범인들에게서 필사적으로 탈출한 뒤, 경찰에게 신고할 때 그는 벤츠의 GPS넘버를 알려준다.
뭐 그런 걸 어떻게 외우냐고 묻는 마크 월버그.
첫 차니까...
범인 중 동생이 다닌 대학의 친구들 중에 일본인이 있다.
이 녀석은 멍청하게 친구가 테러범이란 걸 인식하고도 마약하고 게임하느라 신고를 하지않는다.
되려 범인과 문자질을 하며 농담한다.
나중에 기숙사에서 마약하고 게임하다 체포당한다.
이건 죄가 되게 큰 걸로 알고있다.
도주한 범인들과 총격전을 벌인 동네경찰들. 워터타운 경찰서.
JK 시몬스가 조용하면서도 강단있는 경찰 역을 잘 해냈다.
출근 길에 던킨 도너츠에서 아침을 사는데, 들어가기 전에 피우던 담배를 가게 밖 벽에 올려두고,
도너스를 사서 나오면서 다시 담배를 집어서 문다.
도너스 가게가 단골인 골초 경찰 아저씨.
뭔가 되게 정겹고 그리운 캐릭터다.
장면이 얼마 되지않는데도 아주 인상적이고, 잘 디자인된 연기다.
경찰 순찰차가 잔고장을 일으켜 우회전 깜박이를 넣으면 윈도우가 내려가는 씬에선 엄청 웃었다.
동네경찰 분위기가 물씬 나고, 자동화된 세월에 맞서야하는 노 경찰의 상황으로 적절했다.
사실 테러를 일으킨 형제들의 범행동기는 전혀 이해할 수 없고,시스템의 오작동에 가깝다.
★ 레드삭스
2013년에 레드삭스는 우승한다.
이 사건의 영향을 받아 팀이 결사항전의 마음으로 시즌에 임했고, 끝내 우승했다.
이때 팀 슬로건이 BOSTON STRONG.
영화에선 테러로 폭탄이 터질 때, 현장에서 다리를 잃은 신혼부부가 나온다.
영화 초반, 두 청춘은 다정하고 섹시한 대화를 나누는데,
여자가 보스턴이 아닌 외부에서 온 사람인 듯, 레드 삭스 발음을 제대로 못한다.
여자는 자꾸 레드 썩스라고 하고, 그때마다 남편이 삭스라고 교정해준다.
어쩌면 여자는 일부러 썩스라 발음했는 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은 섹스를 하고싶어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건, 두 사람은 몇 시간 후, 사고로 다리를 잃는다.
붉은... 양말...
다양하게 앞일이 은유되는 장면 설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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