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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면요리 식당들

동인천 신포동 신성루ㅣ짬뽕ㅣ기본메뉴를 다시 생각하다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0. 11. 20.

아는 분이 신성루를 추천하며 말했다.

일년에 딱 2번만 중국집에 갈 수 있다면 그 한번은 신성루에 가서 요리를 먹을꺼야.

일년에 2번?

표현이 뭔가 산수적으로 엉망인데... 그냥 6개월에 한번 아닌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했지만, 뭔가 중국집의 간판타자같은 이미지는 남았다.

가게를 연지 70년이나 되었다하고, 건물 외관도 역사가 느껴졌다.

대로변에서 입실하자, 가게 내실로 가기까지의 통로도 거의 작은 골목길을 걷는 듯 해서, 좋았다.

 

나는 어느 가게이건 처음 가선 메뉴의 맨 위에 있는 것들로 먹어본다.

거기에 기본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짜장면과 짬뽕을 주문하고, 군만두를 추가했다.

 

그리고 크게 실망했다.

올해 먹은 짬뽕 중에서 가장 별로였다. 

조금 정성들여 끓인 해물라면처럼 느껴졌다.

 

가끔 이런 가게들을 본다.

대표메뉴와 차별하기 위해 기본메뉴들을 다운그레이드시키는 가게들.

신성루의 대표짬뽕은 기본보다 2천원 비싼 삼선짬뽕이다.

그것과 차별화시키기위해 기본짬뽕은 이것저것 덜어낸 느낌이다.

제대로 된 요리를 먹으려면 비싼 걸로 시키라는 뜻이 느껴진다.

 

면이 굉장히 적어서 다른 가게들의 2/3 수준이고, 홍합 4개를 넣었다.

과자 고래밥처럼 작은 오징어들이 몇개 들어있고, 야채들도 보잘 것 없었다.

단 칼질은 균일하게 잘 되어서 씹기에는 편했다.

국물도 생각보다 덜 매웠고, 양이 적었고, 약간 달았다. 

 

새삼 이 가게를 추천해준 분이 요리를 먹겠다고 말한 것이 떠오른다.

그것이 정답이다.

이 가게는 단가가 비싼 요리 위주의 가게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할 일을 가지고 여럿이 함께 와서 요리들을 먹으면 좋은 집이다.

내놓으라하는 미식가들이 추천하는 70년의 노포가 아닌가.

틀림없이 주방장의 솜씨도 대단할 것이다.

 

다만, 그래서 이 형편없는 기본 짬뽕은 실수가 아니라 잘 설계된 결과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런 가게는 별로다.

무슨 장사를 하건, 얼마나 크게 하건, 메뉴판의 맨 위에 있는 기본 메뉴에 충실한 쪽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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