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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오비추어리

캐나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앙드레 가뇽 사망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0. 12. 11.

 

★ 지난 12월 3일, 앙드레 가뇽이 세상을 떠났다.
84세. 목요일이었다.

4살에 피아노를 배우고, 6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는 이 남자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의 음악이 처음 알려진 건 9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처음 반응은 은근했으나, 조금씩 카페와 CF속으로 침투했다.
10년쯤 지나자, 그의 음악은 전국의 카페를 차지했고, 티브이에서도 아무 때나 나오는 고정 레퍼토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정점은 2011년의 대우 아파트 광고이지 않을까.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원래 모델이 비의 부인, 김태희였다.
최전성기의 김태희를 밀어내고, 고급 아파트 광고의 모델을 차지한 앙드레 가뇽. 
도심 속 초럭셔리 아파트를 마치 숲속 별장처럼 만든 광고였는데, 반응이 꽤 컸다. 
광고 때문에 한국에 오셨던 걸까 검색하니, 
실제 광고는 미쿡 LA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퀘벡의 피아니스트가 한국의 아파트 광고를 LA에서 촬영.
뭔가 되게 국제적인 프로젝트이지만, 약간 아구가 안맞는 느낌도 있다.
. 음반에 광고까지... 한국 원화를 얼마나 벌어가셨을까? 

 

 

 그의 음악은 클래식이 너무 무거운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었다.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싸구려 느낌이 나지않는. 

위키는 그의 음악을 이렇게 소개한다.
바로크, 클래식에서 디스코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한 음악가라고.
왜 안그렇겠는가?
활동기간이 40년이나 되니, 여러 장르를 시도한 것이 당연할 것이다.
스타일 변신은 오래 사는 예술가의 특권이다.

그는 앨범과 곡의 제목을 대단히 잘 지었다.
서정시인의 작명법이랄까?
말랑말랑하고 달콤하다.
심지어 슬픈 주제를 이야기해도 달콤하다.
몇가지 보면,

바다 위의 피아노
첫날처럼
밤의 침묵 속에서
황혼의 시간

재밌는 건, 이 제목들을 떼어내 다른 곡에다 붙여도 잘 어울린다.
그의 음악은 제목과 곡이 헤어질 수 없는 운명처럼 붙진 않는다.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다.

한편 이번에 검색하면서 알게된 사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기 전,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1970년에 처음 일본에 방문해 좋은 인상을 받았고, 그후 일본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70년대부터 80년까지, 그는 개인 독주회는 물론, 일본의 드라마 OST, 광고음악도 열심히 만들었다. 
그리고 RCA Victor 레이블로 여러 앨범을 녹음했다.
일본 음반시장의 규모로 볼 때, 아마 이 앨범 판매가 엄청난 수입이 되었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광고를 찍으셨나 검색했는데, 발견할 순 없었다.
앙드레 가뇽 본인은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극동의 두 나라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될 줄 알았을까?

그는 말년에도 건강이 좋을 때는 궤벡 텔레비젼의 여러 프로그램 음악을 작곡했다고 한다. 

그의 사망소식을 알린 건 음반 레이블 Audiogram이었는데, 
사망원인이 된 질병은 신경 퇴행성 질환인 루이 바디병(Lewy bodydisease)이라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래 링크 곡은 첫날처럼

 

 

 그의 음반들 커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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