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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Sport

GS칼텍스, 김유리의 감동적인 인터뷰ㅣ차상현 감독의 리더쉽ㅣ흔들리는 흥국생명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1. 2. 6.

★ 9득점, 공격성공율 64%의 선수가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흥국생명과 붙은 경기에서 이 선수보다 성적이 높은 선수는 3명이나 된다.

이소영(18득점), 러츠(15득점), 강소휘(13득점)

하지만 득점 4순위의 김유리 선수가 수훈선수가 되어, 인터뷰 월로 갈 때, 감동은 예약되었다.

29살. 첫번째 수훈선수 인터뷰였고, 동료들이 카메라 주변으로 둘러앉아 있었다.

 

 

수훈선수 김유리!

 

★ 김유리 선수의 이력에서 오늘 새삼 주목하게 되는 건, 그의 생애 첫 프로팀이 흥국생명이었다는 것.

오늘 3:0으로 떡실신시킨 상대팀, 리그 최강의 팀 말이다.

 

김유리 선수는 201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흥국생명에 입단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쩐 일인지 2년만에 팀에서 나온다.

부상 때문에 은퇴하는 것도 아니었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도 아니고, 배구를 그만두는 것이었다.

 

후에 인터뷰에서 김유리 선수는 암시적으로, 당시 흥국생명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지쳤다고 말했다.

그리 멀지않은 과거지만, 뭔가 군대스러운 분위기가 여자배구 전반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김유리 선수는 흥국에서 나온 뒤, 다시는 배구를 하지않을 생각이었으나, 김희진, 박정아 선수의 꾸준한 연락을 받았다.

김유리는 실업배구팀으로 간다. 

대구시체육회와 양산시청에서 뛰었다.

어느 스포츠 종목이건 이런 식으로 저변에 팀이 많아야 이런 패자부활의 스토리가 많아진다.

프로축구도 에전 내셔널리그, 현재 K3. K4. K5 리그가 있어 선수들의 부활기회를 돕고있다.

 

그녀가 다시 프로팀으로 돌아온 건, 2014-15시즌이다.

팀은 IBK기업은행. 

센터로서 믿음직한 활약을 보였다. 

2017년 그녀는 하루 만에 팀 두개를 옮겨다니는 신세가 된다.

엄혜선의 보상선수로 현대건설로 이적했다가, 다시 한유미와 트레이드와 되어 GS칼텍스로 간 것이다.

 

마음으론 트레이드 카드로 오르내리는 건 그만큼 가치있는 선수라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자기 일이 되어 짐을 싸고 도시를 이동하는 신세가 되면, 처량한 마음도 들 것이다.

 

어제 인터뷰가 데뷔 후 첫 수훈선수 인터뷰였던 것처럼, 김유리 선수는 화려한 이력은 아니었다.

다만 배구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선,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블로킹을 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인터뷰 월로 가는 김유리

 

★ 인터뷰하는 해설자도 울고, 인터뷰를 지켜보던 동료 선수들도 울고.

김유리 선수도 울었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의 말이다.

이 말에는 묘한 느낌이 있다.

대기만성, 패자부활 같은 말에 있는 당연한 승리, 또는 예견된 해피엔딩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저 오래 같은 일을 계속 한 사람이 어느 날 자신의 초심에 대한 답을 얻는다는 느낌이다.

그 답이 남만큼 대단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그건 나만의 꽃이다.

내가 얻은 인생의 응답이다.

 

김유리 선수가 매일 열심히 사는 사람의 담담한 승리를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 GS칼텍스의 선전이 눈부시다.

6일 현재, 위에 있는 흥국보다 9점 뒤지고 있지만, 아래 3위그룹과는 10점 앞서고 있다.

흥국이 비실거려도 전력을 봤을 때, 이번 시즌은 이 순위로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GS칼텍스는 몇번이나 위기에 처했으나, 그때마다 넘어가고 있다.

강소휘가 부상으로 힘들어할 때, 이번 시즌은 2위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안혜진이 부진할 때, 아직은 대권을 얻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들을 예상보다 훨씬 잘 넘어오고 있다.

 

기술적이고, 전술적이며, 팀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들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GS칼텍스의 분위기가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차상현 감독은 그 강렬한 남성적인 외모와 달리, 매우 섬세하고 상냥한 지휘를 한다.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을 보아, 소통이 잘 되는 것 같다.

보기 힘든 뛰어난 리더쉽이라고 생각한다.

배구 감독들을 보며, 오히려 여자 감독들이 더 경직되고 올드하며 더 남성적이란 느낌을 받는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 흥국생명은 최근 불화설에 시달렸다.

식빵언니는 평소대로 솔직하게 불화설에 그런 게 있었다고 답했다.

개인적으론 이다영 선수가 이상하다.

이다영 선수 입장에서 변호할 말을 찾아도, '태도가 아직 어리다'는 말이 최선일 듯.

 

시즌 전에 흥국 선수들 이름만 보곤, 국대 대신 이 팀이 나가면 어떨까?

생각했던 내가 우습다.

 

역시 배구는 팀 스포츠이고, 기백과 분위기가 전력을 누를 때가 있다.

 

GS칼텍스의 삼대빵 승리를 축하한다!

김유리 선수!

시즌이 끝나기 전, 인터뷰 한 세 번만 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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