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컬처/Book

얼웨허, 강희대제 5권ㅣ오삼계는 왜 졌나?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1. 1. 11.
강희대제 5

강희대제 5

얼웨허

 

 

 

 

 

 

★ 왜 읽었나?

리더십이 있는 지도자를 보고싶었다.

뭔가 일을 차근차근 잘 해나가는 지도자를 보고싶었다.

강희제는 중국사 중 손꼽히는 명군이고, 갠적으로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전에 4권까지 읽다가 멈췄는데, 멈춘 지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 5권 6권은 오삼계와 전쟁을 다룬다.

강희의 나이로 19살 때부터 27살 때의 이야기다.

강희와 오삼계는 8년을 싸웠다.

 

★ 오삼계는 왜 졌나?

전면적인 전쟁이 시작된 1673년. 오삼계는 61세였다.

소설은 인격과 리더쉽에서 강희와 비교되는 열등함을 오삼계에 준다.

하지만 연보를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나이가 주는 아찔한 간격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61세의 장군이 19세 소년을 얕보지않을 수가 있을까?

오삼계의 눈에 강희는 성군, 명군, 무서운 상대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야 나중을 알기 때문에 강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지만, 

동시대를 사는 오삼계에게 그런 정보가 주어질 리는 없다.

한편으론 오삼계에게 동정도 간다.

내가 오삼계여도 19살 소년을 존중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

저 녀석만 넘어뜨리면 천하가 내 것이다.

그런 마지막 라인이 보일 때 위험한 것이다.

이 승부에서 오삼계는 결국은 준비가 부족했고, 세력이 약했다.

그리고 멸문지화를 당했다. 

중국인들에게 영원한 간신으로 남았다.

 

오삼계는 사실 이 마지막 전투를 제외하면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내린 선택은 늘 그의 승리로 끝났다.

적당한 성공이 아니라 부귀영화가 굴러떨어지는 승리였다.

그 성공경험도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운이 평생 따르진 않았다.

결국 마지막 승부에서 그가 부족했던 건 대의명분이다.

명나라를 망하게 만든 주역이면서, 명나라를 복원하겠다고 깃발을 올렸다.

욕심이 많고 서로 나눌 이익이 있는 자들과 어리석은 자들은 오삼계에게 왔다.

하지만 결국 백성들은 그에게 속지않았다.

 

다시 최초의 전쟁이 발발한 지점으로 돌아가면,

강희는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리더십을 의심받고 있었고, 내관 중 간첩들이 30%인 궁에서 살았다.

20대를 거의 다 쏟아부어 오삼계와 전쟁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책에 나오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강희에게 마누라가 건강에 신경쓰고, 좀 쉬어가면서 하라는 말을 한다.

실제 역사 기록에서 강희의 과로는 유명하다.

밤을 새워가며 서류를 검토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명나라 황제가 손가락 까딱할 힘으로 해낼 수 있었던 일이라면 나는 다섯 배, 열 배의 힘과 노력을 들여야 할 거요....

짐의 국고는 지금 텅텅 비어 있소.

매년 무리를 해가면서 이천만 냥이냐 되는 돈을 그 애물단지들(오삼계)에게 고스란히 가져다 바치고 있다고!

자고로 나만큼 재수 없는 황제가 또 어디 있겠소?

(그 돈으로 오삼계는 우리를 죽일 전쟁을 준비하고 있지)

.. 돈을 모으지 않고선 兵事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내가 몸조심을 하느라 건청궁에나 박혀 있어 보오.

당태종은 커녕 송나라 휘종, 흠종보다도 더 못한 바보등신 황제가 되는 건 시간문제요.

황후 당신도 장손 황후는 되기를 바라오?

.. 군주가 성 위에 깃발을 세워서 항복을 하는데, 첩은 깊은 궁궐에서 낮잠만 자는구나.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거요.

 

통렬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5권, 6권의 강희가 이 앞의 4권 동안의 강희 캐릭터보다 더 좋았다

이전에는 뭔 어린애가 이렇게 완성품처럼 행동하는가?

이런 면이 많아서 별로였다.

작가가 벌이는 권력층에 대한 아주 세련된 아부가 느껴졌다.

 

하지만 5권부터는 강희는 불안정하다.

그는 항상 초조하고, 미인계에 혹해서 잘못된 판단으로 죽을 뻔도 한다.

인간이 되었다.

★ 악당의 죽음

소식이 궁에 전해지는 것으로 끝낸다.

이건 아쉽다.

이 작가의 특징이기도 한데, 중요 인물의 죽음을 흐지부지할 때가 많다.

굉장히 중요한 인물, 여태까지 너무나 멋지게 만들어온 인물을 그냥 없앤다.

 

어떤 효과를 노리고 이런 짓을 할까?

역사는 흐르고, 개인은 작다?

독자들이 궁금하게 남긴다?

중국같은 대국의 스토리 감각인가?

 

★ 민족 갈등

결국 전쟁을 해서야 진정시킬 수 있었던 문제였다.

백성들은 오삼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단 건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그에게 동의하는 감정이 있었다.

내 나라가 이민족에게 망했다는 좌절감이 그들을 휘잡고 있었다.

결국 8년 동안 내전을 벌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은 다음에야, 이 감정은 포기되었다.

 

모순이란 참 쉽게 해결되는 법이 없다. 

 

이제 다음 7권부터는 러시아와 충돌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