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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Drama

Car S.O.Sㅣ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감동적인 자동차 예능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1. 1. 21.

★ 자동차는 현대인에게 어떤 존재일까?

카S.O.S를 보면 가족만큼 가까운 존재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자동차는 여러가지를 상징한다.

가지 못한 인생의 길, 미뤄놓았던 꿈, 투병 이전의 계획, 아내와의 첫 만남, 

어리석었지만 순수했던 젊은 날의 추억 등.

 

자동차 예능 프로그램들은 많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포멧엔 특별한 감동이 있다.

매회 마지막에 말끔하게 단장한 자동차가 주인에게 인도될 땐, 저도 모르게 박수가 나온다.

가슴이 탁 트이고, 흐뭇하다.

 

8시즌이 나와 총 82편이 된 관록의 시리즈다.

정비사들 인건비를 어떻게 책정하는지가 관건이겠지만, 제작비도 상당히 들어갈 것이다.

저 오래된 차들의 부품을 어디서 저렇게 척척 구하는지.

 

진행자들. 퍼즈 타운센드와 팀 쇼

★ 진행자들

팀 쇼는 개구쟁이같은 캐릭터로 자칫 너무 무거워질 수도 있는 포멧을 경쾌하게 이끈다.

그는 엄청난 공을 들여 복원한 클래식 카를 앞에 두고, 갑자기 혀를 내밀어 앞유리창을 핧는다.

뭐하는 짓이냐? 퍼즈가 더러워하며 말하면,

이렇게 깨끗하다는 거지.. 

 

팀 쇼는 원래 라디오에서 '팀쇼의 정신병원'이란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졌다.

제목만 들어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짤렸다.

모종의 해서는 안되는 짓을 하다가 들켰다고 한다.

뭘까?

검색해보니 경품으로 유명밴드의 라이브 콘서트 티켓2장이 나왔는데, 

친구들과 짜고 플레이해, 티켓을 친구들에게 주었다고 한다.

방송 심의위원회에서 강력한 처벌이 떨어졌고, 팀 쇼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런 걸 읽으면 궁금해진다.

과연 한번 뿐일까?

이 개구쟁이 사나이가?

 

뭔가 자신도 끼와 장난기를 주체할 수 없는 악동 이미지가 약간 있는 듯 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누가 이런 캐릭터일까?

김구라? 신동엽?

요즘처럼 정치적 공정함이 화두인 세상에선 이런 캐릭터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캐릭터들은 팀 쇼처럼 거꾸로 진지한 포멧의 예능을 맡으면 활약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막장으로 가면 되려 위험하고.

 

퍼즈 타운센드의 이력도 놀라웠다.

처음 프로그램을 볼 땐, 그냥 영국 정비사 아저씬가보다 했는데.

다양한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예술가였다.

 

그는 생애 전반을 드럼 연주자로 살았다.

엄마가 사준 드럼을 쳐대다가 밴드를 결성했고, 호응을 조금씩 얻어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전 유럽을 돌아다니며 순회 공연을 했고, 여러 밴드의 객원 연주자로도 활동했다.

 

그렇게 전 유럽을 연주여행으로 떠돌던 시기에 클래식카의 아름다움에 눈을 뜬 것일까?

그는 자동차 정비를 배웠고, 클래식카의 복원, 유지에 대한 캠페인과 사업을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팀이 있고, 조력자들이 붙겠지만 전체적인 보수 규모를 정하고, 스타일을 새로 만든다.

 

이 남자는 엔지니어들이 흔히 가진 까탈스러운 면이 전혀 없다.

어깨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고, 엄청나게 망가진 차를 앞에 두고도 미소를 짓고, 

고쳐진 다음 얼마나 멋질 지를 상상하거나,

부서지기 전에 얼마나 아름다웠을 지를 상상하는 것 같다.

 

공동진행자 팀 쇼의 장난끼도 척척 받아주면서, 실제적인 엔지니어적 문제를 해결해간다.

 

보통 이런 상태의 차가 이렇게 바뀐다.

 

★ 클래식카들

프로그램의 진정한 주인공은 자동차들이다.

어찌 그런 다양한 자동차들이 있는지.

아마 동일 기종이 여러번 출연하는 건 드문 건 같으니, 대략 80대의 자동차가 나온 셈이다.

 

프로그램을 다 보면, 유럽의 자동차 역사를 조금은 공부하는 느낌도 들 것이다.

유럽이라.

그리고보니, 프로그램에 일본 차들이 많이 나와서 흥미로웠다.

영국을 중심으로 하되, 전 유럽을 상대로 사연자들의 신청을 받는 프로그램인데,

일본 클래식카들이 많이 출연한다는 건, 유럽인들은 일본차와 그만큼 친밀하다는 소리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역사는 길고, 걸작과 괴작들도 많았던 것 같다.

퍼지가 설명해주는 자동차의 특징에서도 일본차들은 특별한 요소가 많았다.

 

자동차들의 국적별 특색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론 이탈리아 차들의 특이한 우아함에 끌린다.

국민차, 경차라고 불러도 될 작은 사이즈지만, 귀족적인 자태가 흐른다.

실용을 기준으로 다시 디자인할 때, 가장 먼저 삭제될 요소들이 이탈리아 차들에겐 있다.

그래서 재밌는 차체, 구성이 나오는 것 같다.

 

클래식카들 중에서도 고급과 중급이 나뉘는 것 같다.

다른 모든 세계처럼.

에스턴 마틴이나 페라리가 나오는 것도 즐겁지만, 역시 흥미로운 건,

중저가의 보통 차들이 보통의 주인들과 맺은 스토리다.

 

차 주인들이 대부분 몸이 아픈 분들이 많다.

갑자기 암이 와서, 사고를 당해서, 자동차를 방치한 분들이다.

이들이 자동차를 버리지않았다는 게 시작이다.

대부분 일 이년이 아니라, 수년을 버려둔 채로, 많은 경우 주인들은 차보다 먼저 죽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차들이 제 모습을 되찾고 주인 앞에 나서면, 백이면 백, 주인들은 눈물을 흘린다.

장난꾸러기 팀 쇼도 이 때만큼은 아무 말없이 카키를 맡기고 물러난다.

 

요즘 팀 쇼는 이중 쇼를 고안해서, 차를 공개할 때의 놀람을 증폭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나도 자동차를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비는 재미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왜 부자들이 여러 대의 자동차를 소유하는지도 알겠다.

세상에는 멋진 자동차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자동차를 타고 싶은 욕구는 당연하다.

 

자동차 예능? 엔터가 이것 말고도 많다고 들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도 다른 것들이 있다.

하나씩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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