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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Drama

항공사고 수사대 스페셜ㅣ유명인사들이 탄 비행기들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1. 1. 29.

★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항공사고 수사대, 스페셜 편을 보았다.

옴니버스식으로 3편의 사고를 다뤘다.

 

1. 1961년 다그 함마르셸드 유엔 사무총장의 죽음

2. 2016년 브라질 샤페코엔시 축구클럽의 죽음

3. 1996년 미국 상무부장관 론 브라운의 죽음

 

1과 3은 전세계 음모론자들의 단골 소재여서, 이 전문적인 프로그램만의 시각이 궁금했다.

전문조사관의 시각으로 음모론을 분쇄해주길 기대했다.

2는 몰랐던 사건이었다. 그래서인지 가장 충격을 받았다.

 

★ 첫번째 사례는 유엔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의 죽음이다.

1961년. 콩고 상공에서 DC-6가 추락했다.

프로그램에서 사고 장면을 어떻게 처리할 지 궁금했다.

이 사고는 논란이 많고, 아직까지도 사실상 미제로 남겨져있다.

조송사 과실, 격추, 사고 등. 

누구도 진실을 모른다.

과연 어떻게 사고 장면을 묘사할까?

제작진은 자기들만의 전문성으로 뭔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낸 것일까?

 

 

★ 제작진의 선택은 싱거웠다. 

관제탑 반응으로 사고 순간을 때운 것이다.

갑자기 교신이 끊어지고 혼란에 빠지는 관제탑 사람들.

허탈했다. 이게 이런 식으로 눙치고 지나가도 좋은 사안인가?

전문 프로그램이면 사안을 다룰 때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야지. 

일체의 정치적, 국제관계를 제외하고, 오로지 사고 자체를 기술적으로 분석할 때 무엇이 나오는지 보고싶었다.

근데 저렇게 눙치고 넘어가면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다.

 

이렇게 불평을 하고 있을 때,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보여졌다.

DC-6는 한밤에 떨어졌는데, 수색 작업은 해가 뜬 뒤에 이루어졌다.

사무총장과 그의 일행은 거의 6시간 동안 콩고의 밀림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밀림이란 것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그 밤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래도 사무총장이 탄 비행기가 사라졌는데, 6시간 동안 아무런 수색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게.

시기도 61년이면 그래도 문명의 시간이지 않은가.

 

생존자가 있었다. 사무총장의 보디가드 청년.

대단한 생명력이다.

그는 반 코마 상태에서 헤매면서도 살기위해 싸웠으나, 5일 후에 사망했다고.

그가 병실에서 유언처럼 남긴 증언이 있다.

 

폭발이 나서, 비행기가 추락했다.

 

폭발?

이 청년이 말한 폭발이 후에 많은 논란을 일으킨다.

왜냐하면 먼저 화염이 있고, 그 후에 비행기가 추락한 것이기 때문이다.

 

dc-6

 

★ 프로그램은 이 사고를 원인 불명으로 남겨둔다.

현지에 파견된 조사관들이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참혹할 정도로 녹아버린 비행기를 발견했다.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건 극히 적었다고.

보디가드의 말과 의혹 때문에 미사일 공격을 추측, 잔해에서 폭약의 흔적을 조사했으나 무반응이었다고.

 

조사관들은 분명한 사고원인을 밝힐 수는 없었지만,

동시에 공격받은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은 나중에 영국 정보요원의 은퇴 후 증언들을 첨가한다.

사고가 있은 후, 아프리카 쪽 무전 교신에서 어떤 대상을 격추해서 임무를 완수했다는 내용이 오갔다는 것이다.

 

수많은 의혹들이 이 사고에 있었고, 이론들이 나왔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만 듣게된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사무총장이 탄 비행기는 공격 위험에 대비하여 우회 노선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움직였다.

정상항로가 아니었다. 

어쩌면 낮이 아닌 밤에 이동한 것도 안전을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도시와 도시 사이를 직선으로 가지않고, 크게 우회한 뒤, 엉뚱한 방향에서 돌입하는 식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다그 사무총장은 콩고의 이 공항에 이미 3번이나 온 적이 있었다.

파일럿도 동일했는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초행이 아니었고, 위험도 예상되었기에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도 당했다.

 

프로그램은 아직도 사고와 관련된 문서들을 기밀 상태로 둔 미국 정부를 비난한다.

거의 60년전의 일인데, 왜 아직도 기밀일까?

다그가 아무리 미국과 유럽 서방의 반대편에서 움직였다고 해도, 이젠 세월이 흘렀지 않은가?

 

라미야 항공의 사고기

  

★ 두번째 사고사례는 볼리비아 항공, 라미야의 사례이다.

브라질 축구 1부리그에 있던 샤페코엔시 팀이 국가대항전을 위해 볼리비아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2016년의 벌어진 일이다.

 

이 사고는 스토리가 보여질수록 입이 떡 벌어졌다.

너무 어이가 없는 사고였기 때문이다.

 

이 비행기는 연료가 떨어져서 추락했다.

파일럿은 연료가 떨어진 것을 알고도 도움을 바로 요청하지 않는다.

왜? 

최초의 비행계획을 잘못 짰다는 것이 들키면 징계를 받고, 축구팀으로부터도 소송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일개 파일럿이 왜 이런 회사의 돈 문제를 걱정하나?그는 다름아닌 항공사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 겸 파일럿의 비행계획은 어처구니가 없다.돈을 아끼기 위해 가장 적은 연료로 비행을 했다.놀라운 건, 그는 이미 여러번 이런 식으로 비행을 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만의 디테일이 잘 과시되었다.

 

사고 항공기는 볼리비아 국적의 항공사다.사장 겸 파일럿은 그동안 볼리비아에서 브라질로 여러번 같은 연료,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적은 연료로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역방향, 브라질에서 볼리비아로 가는 건 실패했다. 왜?그건 볼리비아와 브라질의 평균 고도 차이 때문이다.볼리비아의 공항은 엄청나게 고지도에 있다.그래서 평소 라미야 항공의 비행기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연료가 들었다고.반대로 브라질은 낮기 때문에 이륙시에 거의 천오백 미터를 더 올라가야 했고, 거기에 소요되는 연료는 엄청났다.이 역산은 구두쇠 파일럿에겐 없었다.그래서 볼리비아 공항을 남겨두고 비행기는 연료가 없었던 것이다.

 

연료가 떨어진 다음의 대책도 어이가 없다.그는 안그래도 적자투성이였던 항공사의 재정에, 소송이라도 겹치면 안된다고 생각.관제탑에도 알리지 않는다.그리고 말 그대로 연료가 텅텅 비어 비행기의 전기 시스템이 나갈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않는다.샤폐코엔시 선수들과 스탭들은 그래서 어둠 속에서 죽었다.

 

비행기록을 분석하면, 이 구두쇠 사장은 최후의 방법으로 다른 비행기의 항로를 침범해 착륙을 시도했다고 한다.자칫하면 본인들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뻔 했다.

 

2016년에 벌어졌다는 게 더 충격적인 사건이다.

 

샤폐코엔시는 사고 이후 2부로 떨어졌다가 올라왔다가 다시 떨어졌다가 하고 있다.

 

론 브라운

★ 3번째 사고는 미국 상무부 장관, 론 브라운이 탄 비행기가 크로아티아에서 떨어진 사고있다.

1996년. 론 브라운은 클린턴 행정부의 내각이었다.

그가 상무부 장관, 특히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했다는 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모두가 기억하다시피, 클린턴의 선거캠페인 문구는 이랬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누가 상무부 장관을 맡아 실질적으로 선거 공약을 지켜나갈 것인지 관심이 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압감있는 자리에 임명된 것이 론 브라운이었다.

그는 ROTC 출신으로 미 육군에서 복무한 대령 출신 법률가였다.

후에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기에, 만약 론 브라운이 살아있었다면, 어쩌면 이 사람이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분이 탄 비행기는 공군기인데, 보잉 737을 개조해서 미 공군에서만 사용하는 비행기라고 한다.

 

★ 항공수사대 특유의 디테일이 사고를 분석해준다.

조사관들이 사고를 조사하면서, 깜작 놀란 점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군대는 민간보다 훨씬 엄격한 안전 프로토콜이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민간보다 훨신 엉터리인 기준으로 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단 공군기들은 블랙박스 녹음이 없다.

이외에도 여러가지로 공군 파일럿들은 민간 항공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준으로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사고 분석도 항공수사대는 단언한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죽은 사고였기에, 또 분쟁지역인 크로아티아에서 벌어진 사고여서,

테러의 의혹이 강했다.

하지만 여기서 항공수사대는 단언코 사고라고 단정한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조종사들의 항로 참고도가 결정적이었다.

그건 비행 전에 조종사들에게 지급된 크로아티아 공항 주변의 지적도와 항로안내였다.

조사관들이 깜짝 놀란 것이 이 지도 자체가 틀렸던 것이다.

 

주변 지형에 있는 높은 산 2개를 완전히 누락하고 있었다고 한다.만약 낮이고 기후가 좋았다면 문제가 덜 했겠지만, 당시는 밤이고, 악천후로 시야가 몹시 좁았다.조정사들은 굉장히 당황했을 거라고 말한다.

 

없어야할 산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났을 거라고..결국 산 정상의 바위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미국 상무부 공무원들이 탄 비행기라고 하니, 괜히 생각난 건 영화 클리프행어였다.여기서 엄청난 정부 채권을 담고 이동하는 비행기가 상무부 비행기였다.엉뚱한 산맥의 정상에 추락하는 것도 같다.

 

혹시 영화 제작진들이 이 사고에서 힌트를 얻은 걸까 검색하니.영화가 먼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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