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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Movie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아쉬움이 가득했던 결말

by 헤로도토스의 별 2023. 6. 10.

GO!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왜 아무도 안 죽지?"

극장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을 보고 나오며 한 생각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시종일관 쾌활한 분위기로 방방 뜨며 진행되지만, 그동안 중요한 순간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사망하면서 진지함을 확보해왔다. 

1편에서는 그루트가 팀을 위해 희생했고, 2편에서는 욘두가 아들을 위해 죽었다. 
그런데 3편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희생자가 없자, 악당도 어정쩡해졌고 뒷쪽 스토리가 질질 늘어졌다. 

더구나 복수의 방향도 좀 덜컥거린다.
나는 가디언즈가 아담을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안된다.

로켓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존재는 아담이다.
그는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가디언즈의 근거지를 습격했고, 로켓을 저격하여 중태에 빠트렸다. 

로켓을 살리기 위한 미션이 우선이라도 왜 아담을 혼내주지 않나? 

 

아담 워록

 

하여튼, 

희생자가 없다보니,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들은 돌아가며 죽는 척 한다. 

이런 식의 페이크로 넘어가면서 감동을 주기는 힘들다.

제임스 건은 왜 이런 식으로 진행했을까?
어쩌면, 죽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 죽인 것이 아닐까?

그는 이번 작품으로 마블을 떠난다. 
향후 작품들을 연출할 수가 없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을 죽일 권한이 없었던 것일까? 

사실 악당을 멋지게 죽일 수 있는 힌트는 지금 작품 내에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 끔찍한 녀석을 어떤 식으로 죽여야 말이 될까를 생각했다. 
악당은 자기확신이 강하고 괴팍하고 오만하고 강하다.

가디언즈들의 협력이 정답이라고 생각해서, 펀치의 조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영화 내내 악당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부하들이 반기를 들 때, 

 

"아! 말이 된다!"

싶었다. 

저들은 공범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횡포를 목격하고, 기억하고, 또 약점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상상을 좀 더 해보면,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녀석이니까. 
반기를 든 부하들은 악당의 1차적 능력을 빼앗고, 

피니쉬 블러는 역시 실험대상으로 희생된 생물들이 먹이는 것이 좋겠다. 

자신이 맘대로 실험했던 생명체들에게 목숨을 잃는 것이다. 
그 최후의 복수의 맨 앞에는 당연히 로켓이 있다. 
또한 어쩌면 그 과정에서 가디언즈 중 한 명이 죽으면 슬펐을 것이다.

누가 죽으면 좋았을까?
다들 한 사연 하는 인물들이지만, 
드렉스가 죽으면 굉장히 슬펐을 것 같다. 

 

드렉스


너무 아쉽다. 오랫만에 만난 좋은 영화가 이렇게 자빠지는구나 싶다. 

물론 돈이 아깝지는 않다. 
이 시리즈는 스타워즈가 자멸한 뒤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주 스토리다. 

 

스타워즈는 주인공들이 다들 숨겨진 로열 블러드가 되면서 재수없어졌다.

도무지 좋아할 수 없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졌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는 볼꺼리가 풍부한 액션 영화지만, 메세지면에서도 낙오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내서 좋았다. 좀 모자란 존재들이 서로 의지하여 대의명분을 앞세운 악당들을 시원하게 해치운다. 

그것이 좋았다. 

 

저 아름답게 선곡된 노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쓰고보니, 

스포일러 만땅에, 불평불만으로 가득 채운 리뷰가 되었는데, 좋아해서 그랬다. 고 변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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